힘의 과시가 아니라 이해를 위한 다리로, 경쟁의 도구가 아니라 공동체의 역량으로, 읽기와 쓰기뿐 아니라 듣기와 보기의 가능성까지! 문화연구자 엄기호와 응용언어학자 김성우가 함께 나눈 좋은 삶을 가꾸는 리터러시『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궁금한 것이 있을 때 책을 읽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 지식검색을 하는 것도 아니다. 유튜브 동영상을 찾아보며 유튜브 채팅 기능으로 소통한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리터러시의 정의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정치적 입장에 따라, 세대에 따라, 성에 따라, 서로에게 ‘난독증이냐’며 비아냥거리는 댓글을 단다.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려는 낌새만 보여도 ‘꼰대’가 ‘가르치려 든다’고 경계한다. 리터러시가 혐오를 정당화하는 무기가 아니라 성찰의 도구가 될 수는 없을까?
우리가 나눈 언어들💌
1. 내가 독서 / 독서모임을 하는 이유
성찰과 활용 👉 기본적으로는 책을 읽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이고 더 나아가서는 크게 성찰과 활용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성찰)책을 읽고 생각을 하면 혼자만의 생각에 갇혀있을 때가 많은데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면 생각을 확장하게 된다. (활용) 내 생각을 적절한 언어를 사용해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모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말할 기회를 만들어 연습할 수 있다. 영상 관련 업무를 하지만 텍스트와 달리 영상은 표현에 제약이 많기 때문에 독서라는 툴을 이용한다.
사유를 통한 의견 정리 👉 영상은 보고 나면 영상 이미지가 너무 남는다. 사진처럼 장면이 남지, 그 장면에 대해 어떻게 생각 했는지가 잘 안 남는 것 같다. 영상을 보게 되면 그 사람의 생각이 그대로 전달되는데 책은 씹어보기도 하고 체하기도 해보면서 하나의 소화 과정을 거치는 것 같다. 이런 걸 하고 나면 내 것이 된다라고 생각을 했다. 강제로라도 내 의견을 정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독서모임을 하는 제일 좋은 부분이다.
타인의 시각 체험 👉 텍스트를 기반으로 읽을 때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텍스트를 좋아하는데 특히 주체적으로 행동을 해야 뭔가를 습득하는 것 같아 영상보다 책을 선호한다. 그것에 나아가 독서 모임은 나와 다른 의견을 듣는 게 너무 재미 있고 색달라서 좋다. 요즘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으로 같은 의견을 반복해서 얻게 되는데 독서모임을 통해 여러가지 생각을 체험할 수 있어서 좋다.
상황과 맥락에 따른 이해
👉이전 독서모임 트레바리 활동을 할 때는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지금은 독서 모임을 통해서 각자 읽는 상황이나 맥락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 하면서 내 생각이 틀리지 않구나라고 마음을 놓고 독후감을 쓸 수 있게 된 것 같다. 독서를 하게 된 계기중에 하나는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보니 디자인 같은 겉의 형식보다 안에 어떤 콘텐츠가 들어가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된 것이다. 인스타에서도 멋진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보다 남과 다른 말을 쓰고 자신만의 문장을 쓰는 사람들을 팔로우한다. 그러려면 깊은 성찰과 내면을 나누고 읽기와 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독서라는 툴이 오랜 시간동안 골똘히 고민할 수 있는 매체라고 생각했다.
2. 올바르지 않은 리터러시의 예 w/경험
타인과의 다름 인정
👉남의 의견을 듣기보단 내 의견을 정리하는데 치중했었는데 반성하게 되었다. 내가 텍스트를 대하는 방식과 타인의 방식이 다를 수 있다고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내가 독해하는대로 이해하지 않으면 독해 능력이 없다고 낙인 찍는다. 뉴스에서도 누군가의 논쟁을 볼 때 a와 b의 상황에서 내가 a의 입장이라고 생각 하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크게 존중하지 않았던 것 같다. 반성해 볼 일이 그 동안은 없었던 것 같다. 다르구나 다를 수 있지라고 태도를 바꿔야한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인 것 같다.
예) 어떤 가수가 페라리를 샀다 - 악플도 있을 수 있지만 실제 가수의 친구는 그것이 인생의 목표였음을 알 수도 있다.(서로의 리터러시가 다르다)
권력화된 리터러시 👉권력화된 리터러시에서는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문해력이 없다고 한다. 권력자들이 리터러시가 있고 없고를 판단하게 되는 부분이 종종 있다. (금융기관에서도 어려운 말들이 많아서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경우도 생기는 것처럼) 그 예시 중 하나가 회사에서 과하게 쓰는 영어와 한문이다. 하이닉스에서 보고서 쓸 때 경쟁사 대비 'DGG'라고 '똑같게'의 약자를 은어로 쓴다. 교육생들 간 친목 도모를 ‘인티머시’와 같은 영어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 단어를 쓸 때 윗사람들이 잘 알아듣는다면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신입, 경력사원들에게는 굉장한 장벽이 있을 수 있고 권력화된 방식의 리터러시라고 느낄 수 있다. 구성원이 경영의 주체가 되기를 바란다면 바벨탑이 아니라 다리를 놓아야할 것이다.
죽는 언어 👉 용어를 만들어낼 때 실질적으로 활용되고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쓰여져야 하는데 굉장히 멋있게만 만들고 실질적인 영업단에서 활용이나 공감이 아닌 보고용 언어로만 남는 경우가 있다. 이런 죽는 언어가 안타깝게 느껴진다. 👉또한 아무래도 젊은 층이 많이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 업무를 할 때 결국 윗사람들을 속으로 무시한 경우가 종종 있는데, 나도 우월적으로 타인의 리터러시를 공감하지 않았구나 라고 생각하게되었다.
용어가 왜 이렇게 되는 지를 아는 것이에요 👉 같은 단어에도 다른 의미로 쓰는 경우가 많다. 생각보다 상대방은 다른 뜻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느껴서 이제는 한 번 더 물어보고 확인을 하거나 처음부터 구체적으로 풀어쓰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영상 클라이언트나 영상하는 사람들이 예쁜 클립을 넣어달라거나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를 바꾸어서 ‘드론샷을 넣어달라’ 등 단순하게 말을 하면 서로 듣는 사람 입장에서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다.
3. 나의 리터러시 생태계, 나의 나침반의 떨림은?
타인과 나의 리터러시의 차이 👉은선님과의 인상 깊은 대화가 있었는데 상대방과 나의 지식이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 때 느낀 것과 책이 비슷해서 신기한 느낌이다. 나의 리터러시 생태계에 대해 생각하면 나의 읽기와 쓰기 중 가장 많은 영역은 보고서 쓰기라고 생각한다. 보고서는 합리적이고 가장 정수가 되는 글과 말이면서 상대방을 무조건 설득해서 진행하는 카테고리이기 때문에 무조건 나의 의견을 뒷받침하기 위한 글과 말을 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내 고집을 어느정도 갖고 있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 하다보니 나는 동조를 잘하는 사람이었는데 생각보다 내가 굳어져있음을 느끼고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다. 여러 상황을 보면 나침반은 조금씩 떨리기 시작하는 것 같다.
돌아보는 습관 👉누군가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메일, 카카오톡으로 하는 대화 등 많은 생태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상대의 기분을 해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메일을 쓰다보니 오랜시간을 갖게 된다. 타인의 말에 한 번 더 생각을 하게 된다. 텍스트를 읽는 것이면 나의 생각에 따라 결론을 내릴텐데 나는 대화가 많다보니 돌아보는 습관이 생긴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는 나침반이 많이 떨리고 있는 것 같다.
문제점을 타인이 아닌 나로부터 👉기획안을 쓸 때가 많은데, 기획안을 쓸 때 누군가를 설득을 하고 납득시켜야하는 경우가 많다. 난 내가 좋다고 해서 나름의 설득의 이유를 가져가는데 상대방은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 '이게 분명 좋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을 하지만 '요새는 조금 그럴 수 있지 않을까?'라고 여겨질 때가 있다. 타인의 문제점을 타인에게 찾는다기보다는 '이 부분까지 내가 이해를 못한 것이 아닐까'라고 스스로를 리터러시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같다. 스펙트럼이 넓지 않지만 나침반이 조금 떨리고있다고 생각한다.
방향성에 대한 고민 👉다들 나침반이 떨려서 다행인 것 같다고 세분이 이야기해주셨다. 나는 나침반의 방향이 확확 바뀐다. 어디로 나아갈 때 나는 많이 흔들리는 것 같다. 영상 매체나 책에 노출 되었을 때 같은 글도 다르게 이해할 때가 있다라는 생각을 한다. 나를 잡고 나아가면 좋겠다가 예전 목표였고 책 읽을 때도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독후감을 쓰고 물건을 리뷰 하면서 생각을 정리해 나가려고도 했다. 👉이전의 생각과 지금 보면 또 다른 생각이 많더라. 원래는 집에 바로 가는 스타일이었는데 최근 몇 달 동안은 맨날 놀고 싶고 이전과는 다르다. 성향이라는 건 원래 생각대로라면 바뀌면 안 되는 것인데 지금의 모습을 보니 선호도가 뭐고 성향이 뭘까 고민이 든다. 리터러시도 방향이 있고 그 방향이 바뀌는 것 같아서 많이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삶의 방향에 대해서 답이 없지만 많이 달라지지 않고 정해지면 좋겠다.
4. 흥미롭지 않은 매체를 얼마나 참을 수 있는가.
1분 / 넓어진 매체 선택의 폭 👉최대 1분인 것 같다. 이제는 하도 뭔가를 많이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매체를 쉽게 바꿀 수 있다. 거의 스마트폰으로 다른 일거리를 찾게 되고 실질적으로 대화나 강연을 들을 때 사회적인 압박이 있지 않으면 바로 핸드폰을 집어들게 되는 것 같다. 평소에는 영상이나 음성매체를 찾게되는데, 시간이 오래걸리더라도 텍스트가 더 기억에 잘 남는다고 느꼈다. 내가 능동적인 주체로 해석에 참여 할때에 집중도랑 이해도가 높아진다.
1분,5분,20분(매체별) / 대체성 👉제가 제일 시간이 길다. 이유가 선택을 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영상기준 1분, 책 5분, 담화 20분인데 얼마나 대체하기 쉽냐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음에 안 들면 다른 영상으로 넘어갈 수 있고의 차이이다. 책은 집에 가져온 이상 그 책이 아닌 이상 다른 책을 선택하기 어렵다. 담화는 바로 앞에 사람이 있기 때문에 대체하기 더 어렵다. 그래서 담화가 가장 집중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담화는 영상 대비 상호적이고 현장성이 강하다.
20초, 10분, 20분(매체별) / 활용하는 감각의 차이 👉영상 20초, 책 10분, 담화 20분 . 텍스트에 대해 속독을 하는 편이라 영상보다 텍스트를 선호하는데 영상은 영상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내가 미리 파악할 수 없고 기다려야 해서 쉽게 지루함을 느낀다. 상대적으로 책은 10분정도는 읽어야 그 내용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도 있고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해서인지 좀 더 투자하게 되는 것 같다. 영상의 경우는 여러가지 감각을 쓰다 보니 한 가지 감각만 두고 다른 감각들은 다른 일을 하게 되기도 한다. 반대로 책은 한 가지 감각만 써야 하니까 집중한다고 느낀다. 담화는 사람이 앞에서 강연을 하는 경우를 생각했는데 집중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상처받을까봐 담화가 제일 길게 정의했다.
1분 / 취향에 따라 좌우 👉매체의 특성에 따라 집중하는 것 같지는 않다. 뭐가 되었든 1분 이상 끌리지 않으면 보지 않았다. 학원에서도 선생님 말투가 마음에 안 들면 바로 그만뒀다. 근데 책은 안 끌려도 집중해서 읽게 된 것 같다. 영상은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다. 스스로에게 아쉽게 생각하는 것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