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폭력과 억압 앞에서 순종하지 않았던 심시선과 그에게서 모계로 이어지는 여성 중심의 삼대 이야기. 한국전쟁의 비극을 겪고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난 심시선과, 20세기의 막바지를 살아낸 시선의 딸 명혜, 명은, 그리고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손녀 화수와 우윤. 심시선에게서 뻗어나온 여성들의 삶은 우리에게 가능한 새로운 시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협력업체 사장이 자행한 테러에 움츠러들었던 화수는 세상의 일그러지고 오염된 면을 설명할 언어를 찾고자 한다. 해림은 친구에게 가해진 인종차별 발언에 대신 화를 내다가 괴롭힘을 당했지만 후회하거나 굴하지 않는다. 경아는 무난한 자질을 가지고도 오래 견디는 여성이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뒤따라오는 여성들에게 힘을 주고자 한다.
우리가 나눈 언어들💌
1. 시선의 가족 구성원 중 가장 공감가면서도 인상깊었던 캐릭터
지수 👉 자유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인지 자유분방하지만 나름 불안해하는 지수의 모습을 보며 나와 닮았다고 느꼈다. 확고한 기준이 있지만 흔들리는 모습도 보여주는 지수가 무지개라는 잡을 수 없는 무형의 존재를 가져가려는 것이 낭만적이라고 느꼈다. 무지개를 찾는 것 외에도 무지개를 찾아주려는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으려는 지수는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을 제일 우선으로 하는 모습이 느껴졌고, 단번에 봉사활동을 위해 떠나는 얽매이지 않는 인생이 좋았다. 자신감도 있지만 본인의 강약점을 알고 본인의 색을 찾아간 것이 매력적이었다.
규림 & 해림 👉 그들의 안정적인 느낌이 좋았다. 부정적인 것을 제하고 폭력적이지 않은 사람들과 만나고 싶기때문이다. 두 캐릭터 모두 폭력성보다 이상적인 면모는 있지만 평화로운 느낌이 들어 공감을 했던 캐릭터였다. 비록 규림이는 단톡방 사건을 겪으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던 모습을 보였으나 나의 경험에서라도 적극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지 반성도 하고 많은 생각을 들게 했다. 해림이는 마이웨이 캐릭터같은데, 하나를 깊게 좋아해본적이 없어서인지 하나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깊었고 자신의 확신을 가진 것이 부럽게 느껴졌다.
난정 👉 시선의 입장에서 가장 마음이 쓰인 캐릭터인 것 같다. 남편의 그늘에 가리고 자식이 아팠던 일 때문에 일을 그만둔 것이 제일 안타까웠던 것 같다. 뭐라도 하나 썼으면 했던 기원은 우리네 엄마들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자기 삶을 살아가는 모습과 남편과 쿨하게 사는 모습이 멋지다고 보았다.
우윤과 화수 👉 둘다 아팠던 경험이 있는데 화수는 극복중이고 우윤이는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화수를 보며 회사 일상을 떠올렸고 괜히 공감이 되었다. 잘못은 없지만 조직에 의해서 피해자가 된 화수가 극복하기를 바라며 이야기를 따라 읽었다. 우윤의 경우는 꾸준함에 대해 칭찬해주는 듯한 캐릭터였다. 아픈 기억이 있음에도 새로운 곳에서 용기내어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모습도 부러웠고 현실적이면서도 가장 소설같았다. 서핑에 계속 시도한 것처럼 끊임없는 끈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기 때문에 제일 눈이 가던 캐릭터였다.
2. 시선의 삶에서 마티아스의 역할은?
(feat. 누군가의 존재나 개입이 삶에 영향을 끼쳤던 경험)
필요악이었다. 👉 어떻게 되었든 시선은 예술을 했을 사람이다. 마티아스가 폭력적인 고통을 준 것은 슬프지만 어떻게든 시선의 삶을 완성하는데 빠질 수 없었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엄청나게 유명해지고 기회를 얻은 부분은 사실이며, 그러한 유명세를 얻기 위해서는 마티아스가 필요악의 존재였다고 느낀다. 그게 긍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 나의 삶에 영향을 끼친 사건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지않고 무게추를 지닌 듯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갖게 되었다.
뜨거운 태양, 악재이다. 👉 유명한게 뭐가 중요할까 생각했다. 뜨거운 태양같이 처음에는 눈부신 희망이지만, 가까이에서는 누군가를 태워 죽일만큼 강렬한 사람이었다. 시선에게 고통을 주고 그게 예술적 깊이를 더한 것은 사실이었으나 이용당하고 죽음까지도 영향을 미친 것을 보면 시선의 입장에서는 안 만나도 될 인연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는 빛이었지만 그에 따른 그림자는 시선이 벗어날 수 없는 늪에 빠지게 했고 더 힘들게 한 존재일 수 있다. + 책추천 <배움의 발견> 몰몬교에 빠진 아버지 아래에서 잘못된 세상에 대해 배우고 스스로를 학대했으나 자신의 세계를 깨고 나간다는 소설 👉 마티아스의 삶이 시선의 언행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부모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위 책의 아이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3. 성공적인 결혼의 필수적인 요소는 무엇일까?
폭력성과 비틀린 구석이 없어야하며 열린 대화를 할 수 있는 👉 시선의 말에 공감하며 그러한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것도 공감한다. 이에 더해서 차분하게 열린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고 생각한다. 명혜의 첫번째 남편도 그런 대화를 하려 하지않았기 때문에 어려웠다. 열린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열린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더 나아가 우리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한다고 느낀다. 폭력적인 본인의 비틀림이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정도도 괜찮을 것 같다.
결혼을 넘어서 서로의 결속을 위해서 공감이 되고 이해가 되는 대화가 가능한 👉 상대방과 내가 사용하는 언어의 결이 비슷하고 공감과 이해가 바탕이 되는 대화가 가능할 때 결혼을 할 거 같다. 결혼이란 강력한 결속,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결혼은 통제라기 보다는 내가 온전한 마음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서 다르다고 생각한다.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할 수 있는, 서로에게 둥글어진 마음 👉 명준과 난정의 결혼 생활이 좋다고 생각했다. 명준이는 누나들의 놀림보다 든든한 사람으로 느껴졌다. '전우처럼 살아가고 있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전우처럼 살아갔지만 서로를 존중하는 룸메이트이면서도 현실적으로 자식을 키우는 시절이 끝났을 때 존중과 이해가 있는 사이라면 완벽하다고 본다. 파도에 수없이 쓸려나가 매끈해진 자갈처럼 서로에게 둥글어진 마음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같은 것을 보고 울고 웃을 수 있는 나와 세계가 같은 사람과의 존중 👉 장항준 감독의 말처럼 나와 세계관이 같아서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을 보고 울 수 있다면 진정한 공감을 바탕으로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주파수가 같은 사람과 같이 존중하고 함께할 때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너는 너니까' 라는 개념은 존중일까 공감일까?
4.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어떤 성격과 생각을 남겨주고 싶나요?
흔들리지 말고 감정적으로 잔잔한, 무게추를 가진 모습 👉 어떤 영향을 받더라도 자신이 흔들리지않고 잔잔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기에 그런 모습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위로나 웃음을 주고, 특별한 것보다 조금의 위로가 될 수 있는 모습 👉 나의 어떤 특정 모습보다는 사람들에게 소소한 웃음과 작은 위로를 주고싶다. 친구들에게도 위로를 주기위해서 그 친구가 스스로 감정을 돌아볼 수 있게 질문을 던지는 편이다.
언제나 나아질 여지를 찾는 긍정적인 모습 👉 마냥 밝지는 않지만 불의의 상황에서도 어떻게 더 나아갈 수 있지 라는 생각을 하는 편이다. 모든일이 다 불행만은 아니고 나아질 여지가 있고 좀 더 긍정적인 면이 있으며 세상은 아름답다는 것을 전파하고 싶다. 남은 사람들이 나를 닮아 긍정적으로 판단하거나 작은 변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에게 따스함을 전달하려는 모습 👉 돌아보니 그래도 낯선 상황이나 사람에게도 먼저 말을 건네서 분위기나 긴장을 풀고자 하는 것을 잘했던 것 같다. 새로운 분위기나 사람들에게 먼저 따스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던 것 같은데, 그런 따뜻한 사람이었음을 기억해주면 좋겠다.
우리가 좋아한 언어들💌
“우리는 추악한 시대를 살면서도 매일 아름다움을 발견해냈던 그사람을 닮았으니까"
우리가 가진 조각들은 어느 순간 우리가 사랑한 것들을 닮았다.
각자가 가져온 시선의 이야기는 우리 자신이기도 하며 그 안에서 또 다른 갈래로 펼쳐질
우리의 이야기를 보여주기도 한다.
모든 것은 아름답고 우리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해 낼 것이다.
또 다른 시선으로부터,
"여전히 깨닫지 못한 게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날은 바람 한줄기만 불어도 태어나길 잘했다 싶고, -중략-
철쭉은 그런 것 따위 아랑곳하지 않을 겁니다. 오로지 빛에만 집중하는 상태에 있지않을까,
도무지 짐작할 수 없는 철쭉의 마음을 짐작해봅니다. 바깥의 빛이 있고 안의 빛이 있을 터입니다.